라반의 추격
21 그가 그의 모든 소유를 이끌고 강을 건너 길르앗 산을 향하여 도망한 지 22 삼 일 만에 야곱이 도망한 것이 라반에게 들린지라 23 라반이 그의 형제를 거느리고 칠 일 길을 쫓아가 길르앗 산에서 그에게 이르렀더니 24 밤에 하나님이 아람 사람 라반에게 현몽하여 이르시되 너는 삼가 야곱에게 선악간에 말하지 말라 하셨더라 25 라반이 야곱을 뒤쫓아 이르렀으니 야곱이 그 산에 장막을 친지라 라반이 그 형제와 더불어 길르앗 산에 장막을 치고 26 라반이 야곱에게 이르되 네가 나를 속이고 내 딸들을 칼에 사로잡힌 자 같이 끌고 갔으니 어찌 이같이 하였느냐
야곱은 그의 모든 소유를 이끌고 강을 건너 길르앗 산을 향하여 도망하였습니다. 이 강은 ‘유프라테스 강 상류’를 말합니다. 야곱이 도망하고 사흘이 지나서 라반이 이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라반은 야곱에게 뒤통수를 맞고 나서 그의 형제, 즉 그의 친척들을 거느리고 야곱을 추격하였습니다. 밧단아람에서 길르앗까지는 약 480킬로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라반은 맹렬한 분노로 불타서 있는 힘을 다하여 추격했습니다. 라반은 7일을 쫓아가 길르앗 산에서 그에게 이르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밤에 라반에게 나타나셔서 두 사람 사이의 비극을 막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선악간에 말하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선악 간에’라는 말은 ‘무엇이든지’라는 뜻으로 히브리 관용어입니다. 하나님은 라반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도록 경고하셨습니다. 야곱은 길르앗 산에 장막을 치고 있었는데 그 후 라반과 친척들이 야곱에게 이르러 장막을 쳤습니다. 라반은 야곱에게 강제로 끌려가는 자신을 속이고 전쟁 포로처럼 딸들을 끌고 갔다고 말했습니다. 레아와 라헬은 야곱은 정직하게 14년 동안 일하여 얻은 아내이며 야곱이 떠날 때 아내들도 자발적으로 동행한 것인데, 라반은 전쟁 포로처럼 끌고 갔다고 말합니다. 이를 볼 때 라반은 하나님의 경고 때문에 해를 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부드럽게 말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 난처했습니다.
라반을 저지하신 하나님
27 내가 즐거움과 노래와 북과 수금으로 너를 보내겠거늘 어찌하여 네가 나를 속이고 가만히 도망하고 내게 알리지 아니하였으며 28 내가 내 손자들과 딸들에게 입 맞추지 못하게 하였으니 네 행위가 참으로 어리석도다 29 너를 해할 만한 능력이 내 손에 있으나 너희 아버지의 하나님이 어제 밤에 내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삼가 야곱에게 선악간에 말하지 말라 하셨느니라 30 이제 네가 네 아버지 집을 사모하여 돌아가려는 것은 옳거니와 어찌 내 신을 도둑질하였느냐
즐거움과 노래와 북과 수금으로 보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라반은 전쟁 포로처럼 끌고 갔다고 거칠게 말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입에 발린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찌하여 자기를 속이고 가만히 도망하고 내게 알리지 않았다고 하면서 야곱을 책망했습니다. 라반은 이어서 야곱이 손자와 딸들과 작별의 인사도 하지 않게 하고 떠났으니 야곱의 행위가 어리석다고 합니다. 언뜻 들으면 라반의 말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라반의 속이는 행동을 보면 말하지 않고 떠난 불쾌한 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야곱에게 재산을 다 빼앗기다시피 당한 라반으로서는 빈 주머니만 남긴 야곱에 대해 분노의 감정을 감추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번에도 라반은 “너를 해할 만한 능력이 내 손에 있었다”라고 말하면서 무시무시한 말로 야곱을 협박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경고 때문에 자신이 참고 있다고 말합니다. 라반은 이제는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해서 야곱과 가족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쫓아온 이유는 그의 집의 신이 도둑질 당하였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야곱이 훔쳐가서 그것을 되찾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드라빔을 감춘 라헬
31 야곱이 라반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생각하기를 외삼촌이 외삼촌의 딸들을 내게서 억지로 빼앗으리라 하여 두려워하였음이니이다 32 외삼촌의 신을 누구에게서 찾든지 그는 살지 못할 것이요 우리 형제들 앞에서 무엇이든지 외삼촌의 것이 발견되거든 외삼촌에게로 가져가소서 하니 야곱은 라헬이 그것을 도둑질한 줄을 알지 못함이었더라 33 라반이 야곱의 장막에 들어가고 레아의 장막에 들어가고 두 여종의 장막에 들어갔으나 찾지 못하고 레아의 장막에서 나와 라헬의 장막에 들어가매 34 라헬이 그 드라빔을 가져 낙타 안장 아래에 넣고 그 위에 앉은지라 라반이 그 장막에서 찾다가 찾아내지 못하매
야곱은 왜 자신이 야반도주를 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야곱은 라반이 자신의 아내를 억지로 빼앗아갈까 두려워 그렇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야곱은 변덕스러운 라반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늘 전전긍긍하였고 강박 관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삼촌에게 재산에 관련되어 있는 문제를 꺼내기가 두려웠던 것입니다. 야곱은 드라빔에 관한 문제라면 훔친 사람은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이 일에 깨끗하다고 확신하였습니다. 그는 라헬이 드라빔을 도둑질한 줄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라반의 것이 발견되면 가져가도록 하였습니다. 라반은 야곱의 장막과 레아의 장막 그리고 두 여종의 장막에 들어가 찾았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라헬의 장막에 들어가려고 하자 라헬이 드라빔을 낙타 안장 아래에 감추고 그 위에 앉았습니다. 이는 라헬이 낙타 위에 있는 것이 아니고 낙타 안장을 낙타에게서 분리하여 따로 의자로 사용하고 있음을 말합니다. 즉 의자로 사용하고 있는 안장 밑에 숨긴 것입니다. 라반은 라헬의 장막을 뒤졌지만 드라빔을 찾지 못했습니다.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지냈나이다
35 라헬이 그의 아버지에게 이르되 마침 생리가 있어 일어나서 영접할 수 없사오니 내 주는 노하지 마소서 하니라 라반이 그 드라빔을 두루 찾다가 찾아내지 못한지라 36 야곱이 노하여 라반을 책망할새 야곱이 라반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 허물이 무엇이니이까 무슨 죄가 있기에 외삼촌께서 내 뒤를 급히 추격하나이까 37 외삼촌께서 내 물건을 다 뒤져보셨으니 외삼촌의 집안 물건 중에서 무엇을 찾아내었나이까 여기 내 형제와 외삼촌의 형제 앞에 그것을 두고 우리 둘 사이에 판단하게 하소서 38 내가 이 이십 년을 외삼촌과 함께 하였거니와 외삼촌의 암양들이나 암염소들이 낙태하지 아니하였고 또 외삼촌의 양 떼의 숫양을 내가 먹지 아니하였으며 39 물려 찢긴 것은 내가 외삼촌에게로 가져가지 아니하고 낮에 도둑을 맞았든지 밤에 도둑을 맞았든지 외삼촌이 그것을 내 손에서 찾았으므로 내가 스스로 그것을 보충하였으며 40 내가 이와 같이 낮에는 더위와 밤에는 추위를 무릅쓰고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지냈나이다
라헬이 의자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길 수 있어 그녀는 자신이 생리 중이라고 둘러대었습니다. 도둑으로 몰린 야곱은 라반에게 화를 내면 책망했습니다. 그는 자기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추격당하고 도둑으로 몰리고 있는지 억울하다고 하였습니다. 라반이 온 장막을 다 뒤져도 드라빔을 찾지 못하자 야곱은 자기 집의 사람들과 외삼촌의 집의 사람들 앞에서 정당한 판결을 받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야곱은 그동안 어떻게 외삼촌을 섬겨왔는지 장황하게 설명합니다. 야곱은 20년 동안 라반의 가축들이 낙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는 그들이 건강할 수 있도록 돌보았다는 말입니다. 야곱은 또한 경제적 가치가 덜한 숫양 하나 잡아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야생 동물에 의해 물려 찢긴 것들은 라반에게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설령 물어간 것이 있으면 스스로 손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이는 야곱이 맹수에게 양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말입니다. 라반은 야곱에게 밤낮으로 훔쳐간 것에 대해 일일이 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야곱은 낮에는 더위와 밤에는 추위와 싸우면서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일하였습니다.
20년을 봉사한 야곱
41 내가 외삼촌의 집에 있는 이 이십 년 동안 외삼촌의 두 딸을 위하여 십사 년, 외삼촌의 양 떼를 위하여 육 년을 외삼촌에게 봉사하였거니와 외삼촌께서 내 품삯을 열 번이나 바꾸셨으며 42 우리 아버지의 하나님, 아브라함의 하나님 곧 이삭이 경외하는 이가 나와 함께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외삼촌께서 이제 나를 빈손으로 돌려보내셨으리이다마는 하나님이 내 고난과 내 손의 수고를 보시고 어제 밤에 외삼촌을 책망하셨나이다
그는 라반의 집에 있는 동안 그의 두 딸을 위해 14년을 일했고 6년 동안 그의 양을 치면서 봉사하였지만 라반은 야곱에게 주어야 할 품삯을 10번이나 바꾸었습니다. 야곱은 아버지의 하나님, 아브라함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았다면 라반은 그를 빈 손으로 돌려 보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야곱의 고난과 수고를 보셨고 지난밤에는 라반을 책망하셨음을 말했습니다. 여기서 부당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일한 야곱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습니다. 그는 정직하게 일했습니다. 그는 사람이 보는 앞에서는 잘하다가 보지 않을 경우에는 적당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와 같이 눈가림만 하지 않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일했습니다(골 3:22). 정직하게 일하는 것은 크리스천의 덕목입니다. 이렇게 성실하게 일하면 인정을 받게 되어 소속된 곳에서 귀하게 쓰임 받게 됩니다. 반대로 고용주나 관리자들은 어떠해야 합니까? 라반과 같이 부당하게 대해서는 안됩니다. 고용주에게 유리하게 교묘하게 계약을 하거나 변경해서는 안됩니다. 법에 따라 정직하게 임금을 주고 정한 삯 이상으로 부리지 말아야 합니다. 고용주는 직원들에게 의와 공평을 베풀어야 합니다. 이는 그들에게도 하늘에 상전이 있기 때문입니다(골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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