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구절 성경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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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21-30장

라헬에 대한 야곱의 사랑(창세기 29:1-30)

Barnabas Suh 2023. 6. 1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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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29:1-30:43)

 

야곱이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만난 후 어머니의 고향인 하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는 우물가에서 외삼촌의 딸 라헬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라헬을 얻는 조건으로 외삼촌 라반과 7년 무료 봉사의 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야곱은 7년을 봉사한 후 라헬을 아내로 맞아들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외삼촌 라반의 속임수로 야곱은 원하지 않았던 레아를 아내로 맞아들여야 했고 라헬을 얻기 위해 7년을 더 봉사해야 했습니다. 야곱의 14년의 계약이 끝나고 야곱은 자기 집을 세우고자 라반과 새로운 계약을 맺고 일하였습니다. 야곱이 라반에 집에 머문 지 20년 동안 그는 두 아내의 시기와 경쟁으로 둘 사이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고된 처가살이를 하였습니다. 20강을 통해 하나님께서 20년 동안 외삼촌 집에서 연단하신 이유와 섭리가 무엇인지 배우기를 기도합니다.

 

라헬을 위해 14년을 봉사한 야곱(29:1-30)

 

1 야곱이 길을 떠나 동방 사람의 땅에 이르러 2 본즉 들에 우물이 있고 그 곁에 양 세 떼가 누워 있으니 이는 목자들이 그 우물에서 양 떼에게 물을 먹임이라 큰 돌로 우물 아귀를 덮었다가 3 모든 떼가 모이면 그들이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기고 그 양 떼에게 물을 먹이고는 우물 아귀 그 자리에 다시 그 돌을 덮더라

 

야곱이 길을 떠나 동방 사람의 땅에 이르렀습니다. 동방 사람의 땅은 메소포타미아의 하란을 말하며, 그곳은 브엘세바에서 720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야곱이 그 곳까지 가는데 아마 20일 남짓 걸렸을 것입니다. 야곱이 그곳에 도착하여 본즉 우물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보았다는 말은 원어로 ‘and he saw, and look’으로 되어 있습니다. 독자로 하여금 이 우물을 주목하도록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우물은 야곱의 어머니의 고향 땅에 정확하게 도착했다는 말로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우물은 식수로 사용하는 우물이 아니라, 방목하는 양 떼를 위해 들판에 만들어 놓은 목축용 우물일 것입니다. 이 우물 아귀는 큰 돌로 덮여 있었습니다. 이 돌은 무거웠기 때문에 장정 여러 사람이 옮겼을 것입니다. 그곳에는 양 세 떼가 누워 있었는데 물을 마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모든 양 떼가 모이면 목자들이 돌을 함께 옮겼고 양 떼들에게 물을 먹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우물물을 양들에게 공평하게 분배하기 위한 것입니다. 2-3절은 모든 동사가 미완료형으로 되어있는데, 이는 습관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시제입니다. 우물 뚜껑을 덮은 이유는 물의 증발을 막고, 먼지와 모래로 인한 오염을 방지하거나 여행자나 동물들의 실족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4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 형제여 어디서 왔느냐 그들이 이르되 하란에서 왔노라 5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나홀의 손자 라반을 아느냐 그들이 이르되 아노라 6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그가 평안하냐 이르되 평안하니라 그의 딸 라헬이 지금 양을 몰고 오느니라 7 야곱이 이르되 해가 아직 높은즉 가축 모일 때가 아니니 양에게 물을 먹이고 가서 풀을 뜯게 하라

 

야곱이 물을 먹이기 위해 모인 목자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야곱은 그들을 형제라고 불렀는데, 이는 그들을 자기의 동족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야곱은 낯선 사람에게 다정하게 인사하고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물었습니다. 목자들은 하란에서 왔다고 대답하자, 야곱은 자신이 정확한 위치에 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야곱은 나홀의 손자 라반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여기서 야곱은 라반을 브두엘의 아들이라 하지 않고 나홀의 손자로 불렀는데, 이는 나홀이란 이름이 더 널리 알려진 이름이었을 것입니다. 참고로 나홀은 야곱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형제입니다. 야곱이 그들에게 “그가 평안하냐?”하며 안부를 묻자 그들은 “평안하다”고 답합니다. 목자들은 먼 곳을 가리키면서 라반의 딸 라헬이 양을 몰고 오고 있다가 말했습니다. 야곱은 목자들에게 해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즉 한창 일할 때이고 가축이 모일 때가 아니니까 양에게 물을 먹이고 풀을 뜯게 하라고 충고를 했습니다. 보통 가축은 저녁 시간 즈음 모이는데, 지금은 아직 풀을 먹일 시간이니 가축에게 물을 먹이고 데리고 가라고 하였습니다. 부지런한 야곱은 해가 아직 높이 떠 있는데 우물가에 모여 빈둥거리고 있는 그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야곱은 매우 계산적이고 치밀하였습니다. 그는 남이 설렁설렁하면 그걸 못 봐주는 그런 성격이었습니다.

 

8 그들이 이르되 우리가 그리하지 못하겠노라 떼가 다 모이고 목자들이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겨야 우리가 양에게 물을 먹이느니라 9 야곱이 그들과 말하는 동안에 라헬이 그의 아버지의 양과 함께 오니 그가 그의 양들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더라 10 야곱이 그의 외삼촌 라반의 딸 라헬과 그의 외삼촌의 양을 보고 나아가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기고 외삼촌 라반의 양 떼에게 물을 먹이고 11 그가 라헬에게 입 맞추고 소리 내어 울며

 

목자들은 이래라 저래라 하는 야곱의 충고가 못마땅한지 “그리하지 못하겠노라”라고 하였습니다. 목자들이 다 모이면 돌을 옮기고 물을 먹인다고 하였습니다. 야곱이 그들과 말하고 있는 동안 라헬이 양들을 몰고 왔습니다. 여기서 그 당시 여자가 양을 쳤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 당시 여자도 가축을 치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이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야곱이 그의 외삼촌 라반의 딸 라헬과 양을 보고 속히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라반의 양 떼에게 물을 먹였습니다. 야곱은 아마 이종 사촌 여동생을 보고 한눈에 반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돌을 혼자 옮기기 힘든 일인데 야곱은 라헬을 보고 반하여 어디서 힘이 솟았는지 거뜬히 들어 옮겼습니다. 아마 그는 라헬 앞에서 자신의 힘센 모습을 보이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10절에서 외삼촌 라반이라는 말이 세 번이나 반복되어 나옵니다. 이를 통해 야곱은 친척을 만난 기쁨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습니다. 야곱은 수십 일을 고단하게 홀로 여행하면서 아는 사람을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가 라헬을 만난 것은 마치 외국에서 동포를 만난 기분일 것일 것입니다. 야곱은 하란으로 오면서 마음이 매우 슬펐을 것입니다. 드디어 자기 친족을 만나니 너무 기뻐 그녀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고 서러움이 복받쳐 울었습니다. 라헬은 야곱이 자기에게 다가와 입을 맞추고 감정에 복받쳐 우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라헬은 야곱이 자신의 이종사촌이라고 하니 그의 행동을 받아 주었습니다. 우는 것을 보면 야곱은 자기감정에 솔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천신만고 끝에 친족을 만난 기쁨을 가눌 길이 없었을 것입니다.

 

12 그에게 자기가 그의 아버지의 생질이요 리브가의 아들 됨을 말하였더니 라헬이 달려가서 그 아버지에게 알리매 13 라반이 그의 생질 야곱의 소식을 듣고 달려와서 그를 영접하여 안고 입 맞추며 자기 집으로 인도하여 들이니 야곱이 자기의 모든 일을 라반에게 말하매 14 라반이 이르되 너는 참으로 내 혈육이로다 하였더라 야곱이 한 달을 그와 함께 거주하더니 15 라반이 야곱에게 이르되 네가 비록 내 생질이나 어찌 그저 내 일을 하겠느냐 네 품삯을 어떻게 할지 내게 말하라

 

라헬은 집으로 돌아가서 아버지의 생질(조카)요 리브가의 아들이 찾아왔다고 알려주었습니다. 라반은 조카 야곱의 소식을 듣고 달려와서 안고 입을 맞추면서 영접하였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인도하여 들이자 야곱이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말하였습니다. 라반은 “너는 참으로 내 혈육이로다”하면서 혈육을 만난 기쁨을 표현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야곱은 한 달간 삼촌 집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라반은 야곱이 한 달 동안 자기 집에 있으면서 야곱이 일 잘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야곱이 그 집에서 크게 쓸모가 있음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야곱에게 정식으로 계약하고 일을 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야곱은 라반에게 품삯을 주겠으니 말하라고 하였습니다. 이 모습에서 그동안 친절을 베푼 라반의 속셈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그는 야곱이 라헬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이용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는 야곱이 자신에게 큰 것을 요구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16 라반에게 두 딸이 있으니 언니의 이름은 레아요 아우의 이름은 라헬이라 17 레아는 시력이 약하고 라헬은 곱고 아리따우니 18 야곱이 라헬을 더 사랑하므로 대답하되 내가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칠 년을 섬기리이다

 

라반에게 두 딸이 있었는데 언니는 레아이고 아우는 라헬이었습니다. 레아는 시력이 약하다고 소개합니다. 보통 여성의 매력은 눈에 있다고 보는데 ‘시력이 약하다’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그녀는 야곱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여자로 비췄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라헬은 곱고 아리땁다고 표현했습니다. 아마도 외모가 아름다웠을 뿐만 아니라 레아와 비교하여 눈에 띄게 총명하고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야곱은 평생 라헬을 사랑하였지만 삼촌의 속임수로 결혼한 레아는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시력이 약한 레아를 택하여 메시야의 계보를 잇게 하셨습니다(35).

 

야곱은 라헬을 더 사랑하여 그녀를 아내로 얻는 대가로 7년 동안 섬기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당시 남자가 결혼하려면 지참금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야곱은 무일푼이라 라헬과 결혼하기 위해서는 노동을 제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야곱이 봉사하겠다는 것은 종처럼 주인에게 헌신하겠다는 의미입니다.

 

19 라반이 이르되 그를 네게 주는 것이 타인에게 주는 것보다 나으니 나와 함께 있으라 20 야곱이 라헬을 위하여 칠 년 동안 라반을 섬겼으나 그를 사랑하는 까닭에 칠 년을 며칠 같이 여겼더라 21 야곱이 라반에게 이르되 내 기한이 찼으니 내 아내를 내게 주소서 내가 그에게 들어가겠나이다

 

그 대답은 라반이 의도했던 답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딸을 주는 것보다 야곱에게 주는 것이 훨씬 이익이 되었습니다. 당시 인척 사이의 결혼은 종족의 순수성을 보전하고 신앙적인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 행해지는 흔한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노사 간의 계약이 성사되었습니다. 야곱은 라헬을 사랑하여 7년을 며칠 같이 여겼습니다. 야곱의 사랑의 정도가 어떠한지 가장 잘 표현한 말입니다. 야곱은 라헬과의 로맨스로 인해 시간이 금방 갔습니다. 야곱은 일하면서, 쉴 때, 일을 마치고 나서, 라헬과 로맨스를 즐겼을 것입니다. 7년이 지나서 야곱은 ‘내 아내’를 달라고 했습니다. 이제 당당하게 라헬을 ‘내 아내’로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들어간다는 것’은 결혼식을 하고 신방을 차리겠다는 것을 말합니다.

 

22 라반이 그 곳 사람을 다 모아 잔치하고 23 저녁에 그의 딸 레아를 야곱에게로 데려가매 야곱이 그에게로 들어가니라 24 라반이 또 그의 여종 실바를 그의 딸 레아에게 시녀로 주었더라

 

당시 보통 결혼식은 7일간 진행했습니다. 라반은 마을 사람들을 다 모아 성대한 결혼을 베풀었습니다. 라반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이용하여 신부를 바꿔치기하고자 계획했습니다.

 

라반은 레아를 야곱에게 데려갔는데, 밤이라 얼굴을 분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당시에 결혼할 때 신부는 얼굴과 몸을 가리고 신방에 들어갔습니다. 레아가 이 계획에 동참한 것을 보면 그녀도 야곱을 짝사랑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라반은 그의 여종 실바를 레아에게 시녀로 주었습니다. 결혼하면서 결혼선물을 시녀를 주는 것은 그 당시의 관습이었습니다. 상전의 계집종은 출가할 때 함께 가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리브가가 출가할 때 브두엘로부터 유모와 종자들을 받았은 것과 비교하면 라반은 야곱에 매우 인색함을 알 수 있습니다.

 

25 야곱이 아침에 보니 레아라 라반에게 이르되 외삼촌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행하셨나이까 내가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을 섬기지 아니하였나이까 외삼촌이 나를 속이심은 어찌됨이니이까

 

야곱이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옆에 자고 있는 신부가 레아였습니다. 라반은 라헬 대신 레아를 들여보낸 것입니다. 속이는 자가 속임을 당하였습니다. 야곱은 외삼촌이 신부를 바꾸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신부가 베일로 얼굴을 가리었고 방은 매우 어두웠으며 야곱은 잔치로 인해 술에 취하여서 분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야곱이 형 에서처럼 꾸며 행동해서 형의 축복을 가로채듯 레아도 라헬처럼 행동했을 것입니다. 야곱이 자기가 한 행동대로 보기 좋게 당했습니다. 야곱은 삼촌의 속인 것에 대해 따졌습니다. 야곱이 아버지를 속여 하나님의 축복을 가로챈 것은 야곱에게 메시아로 이어지는 구속역사를 잇게 하려는 하나님의 뜻과 섭리였습니다. 마찬가지로 라반이 야곱을 속이고 레아를 준 것도 레아를 통해 메시아의 족보를 형성하려는 하나님의 섭리가 작용한 것입니다. 속임수가 구속역사에 쓰임 받는 방편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속임수는 하나님의 방법이라고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악을 사용하여 당신의 뜻을 이루었을 뿐입니다. 구속역사의 전개는 사람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작정에 의해 이루어져 갑니다(잠 16:33).

 

26 라반이 이르되 언니보다 아우를 먼저 주는 것은 우리 지방에서 하지 아니하는 바이라 27 이를 위하여 칠 일을 채우라 우리가 그도 네게 주리니 네가 또 나를 칠 년 동안 섬길지니라

 

라반은 동생을 언니보다 먼저 주는 것은 그 지방의 풍습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이런 말은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가 정직했더라면 미리 그 얘기를 했어야 옳았습니다. 라반은 ‘이를 위해 칠 일을 채우라’고 합니다. 7일을 채우라는 말은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남은 결혼 잔치 7일(삿 14:12)을 채우고 다 지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라헬도 주겠다고 합니다. 만일 라헬을 그냥 주겠다고 하면 양심이 있는 말일 텐데, 라반은 뻔뻔스럽게도 7년을 더 봉사하라고 요구합니다. 처음 계약을 맺을 때에는 야곱이 기한을 정했지만, 이제는 라반이 아예 7년을 요구합니다. 라반은 야곱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라반은 야곱의 약점을 이용하여 자기 잇속을 다 챙기고 있습니다. 라반이 속이는 데에는 야곱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기는 놈 위에 뛰는 놈이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말이 제격입니다. 라반은 매우 계산적이고 치밀하였습니다. 치밀함으로 말하자면 야곱인데 그는 방심하고 있다가 보기 좋게 당한 것입니다. 라반은 자기 딸을 이용하여 야곱의 등골을 빼먹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야곱은 외삼촌의 유전자를 갖고 있습니다. 리브가도 그러했습니다. ‘섬긴다’는 말은 29장에서 7번이 나옵니다. 이것은 실제로는 종살이를 말합니다. 라반은 이렇게 하는데 나름대로 합리적인 근거를 대지만(26) 사전에 다 준비한 계략이었습니다.

 

야곱은 꼼짝없이 7년을 더 봉사하게 되었습니다. 최초 7년은 수일같이 지나갔지만, 추가적인 7년은 매우 힘들었을 것입니다. 속았다는 생각에 원통하고 분하고 억울했을 것입니다. 원치 않는 여자를 아내로 삼아야 한다는 것과 대가 없이 일한다고 생각하면 7년의 세월이 얼마나 길었을까요? 라반은 야곱이 라헬을 사랑한다는 약점을 보고 속였습니다. 속이는 야곱이 속임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훈련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장자의 명분과 하나님의 축복을 사모하는 야곱의 마음은 인정하였지만 그의 행위 자체는 좋지 않았습니다. 야곱은 부잣집 아들로만 살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종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형의 감정적이고 육신적인 약점을 이용하여 팥죽으로 형을 갖고 놀았지만 이제는 라반이 야곱을 갖고 놀고 있습니다. 고집 세고 자기중심적인 자아가 이 훈련으로 깨지고 있습니다. 야곱은 집으로 도망갈 수도 없습니다. 복수를 노리는 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독립하여 따로 나가 살 형편도 되지 못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겉보리 서말이면 안 한다는 처가살이를 마지못해하게 되었습니다. 양치는 생활은 중노동입니다. 낮에는 더위, 밤에는 추위와 싸워야 합니다. 그는 설렁설렁 일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대충대충 하는 것은 그의 체질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는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의 성실함은 정말 배울만합니다. 하나님은 이런 사람을 원하시고 쓰십니다. 28 야곱이 그대로 하여 그 칠 일을 채우매 라반이 딸 라헬도 그에게 아내로 주고

 

29 라반이 또 그의 여종 빌하를 그의 딸 라헬에게 주어 시녀가 되게 하매 30 야곱이 또한 라헬에게로 들어갔고 그가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하여 다시 칠 년 동안 라반을 섬겼더라

 

야곱은 그대로 하였습니다. 그는 주어진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거기서부터 출발하고자 하는 적극성이 있었습니다. 보통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야곱은 자기의 형편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출발선으로 새롭게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을 믿는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것에 대해 불평하거나 억울한 생각을 갖지 않고 거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즉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는 자들은 열악한 환경이 자기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내 인생은 영원이 이런 운명이야 하고 운명주의에 시달리지 않습니다. 운명주의자는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지만 그것에 대해 불평하고 원망하고 부정적인 생각에 시달리는 자입니다. 이런 사람은 마음의 쓴 뿌리에 일생 그 사람을 지배당합니다. 그러나 섭리주의자는 주어진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하나님의 크신 계획이 있음을 믿고 마음에 슬픈 생각을 품지 않으며 미래를 향해 열심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환경을 극복하고 도전하는 사람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그 삶을 지배하도록 허락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라반은 라헬을 야곱의 아내로 주면서 여종 빌하를 함께 주었습니다. 야곱은 레아와 결혼한 지 7일 후 라헬을 아내로 얻고 나서 레아를 거절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레아를 아내로 삼았으나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하였습니다. 야곱은 라헬을 아내로 얻은 대가로 7년을 더 봉사합니다. 라헬에 대한 편애는 그 가정의 계속적인 갈등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본래는 일부일처가 하나님의 뜻에 맞은 혼인제도입니다. 그러나 이를 거역한 데서부터 분열과 갈등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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