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구절 성경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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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1-5장

벙어리 훈련을 받은 사가랴(누가복음 1:18-20)

Barnabas Suh 2023. 5. 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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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사가랴가 천사에게 이르되 내가 이것을 어떻게 알리요 내가 늙고 아내도 나이가 많으니이다 19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나는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가브리엘이라 이 좋은 소식을 전하여 네게 말하라고 보내심을 받았노라 20 보라 이 일이 되는 날까지 네가 말 못하는 자가 되어 능히 말을 못하리니 이는 네가 내 말을 믿지 아니함이거니와 때가 이르면 내 말이 이루어지리라 하더라


사가랴는 천사의 기쁜 소식을 듣고 너무 놀라운 소식이라 도리어 의심했습니다. 그는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내가 이것을 어떻게 알리요?”라고 한 것은 그 일을 이루시기 위한 표징을 구한 것입니다. 이는 아브라함이 상속자 문제로 불신과 절망에 빠졌을 때 “주 여호와여 내가 이 땅을 소유로 받을 것을 무엇으로 알리이까?”라고 질문한 것과 비슷합니다(창 15:8). 아브라함도 표징을 구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내가 늙고 아내도 나이가 많으니이다”라고 말하며 자신과 아내의 나이를 꺼내며 천사의 말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정지었습니다. 천사는 사가랴의 말이 좀 거슬렸던 것 같습니다. 천사는 사가랴가 세례 요한의 탄생의 메시지를 들으면 믿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천사는 “나는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가브리엘이라 이 좋은 소식을 전하여 네게 말하라고 보내심을 받았노라”라고 말함으로 자신의 이름과 사명을 주지시켰습니다. 그리고 사가랴에게 아들을 낳을 때까지 그가 말 못하는 자가 되어 능히 말을 못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가브리엘은 “네가 내 말을 믿지 아니함이거니와 때가 이르면 내 말이 이루어지리라”라고 하면서 그의 불신을 호되게 책망했습니다. 의인 사가랴가 잠깐 의심한 것 때문에 약 9개월 넘게 벙어리로 사는 훈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천사의 처사가 좀 불공평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같은 가브리엘 천사가 갈릴리의 시골 처녀 마리아에게 나타나서 성탄의 기쁜 소식을 전했을 때 마리아는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라고 대답함으로 역시 의심하였습니다(1:34). 그때 천사는 마리아에게 인간적인 방법이 아닌 성령으로 잉태될 것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같은 천사가 사가랴에게는 혹독한 훈련을 주고(20), 마리아게는 친절한 설명을 한 것입니다(35).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의심에도 관대하시고 친절하셨습니다. 하나님은 후사 문제로 불신에 빠진 아브라함에게는 하늘의 뭇별을 보여 주시며 그에게 믿음을 심으셨습니다. 이에 아브라함은 여호와를 믿었고 하나님은 이를 그의 의로 여기셨습니다(창 15:5-6). 하나님은 그의 후손에 대한 약속뿐만 아니라 땅에 대한 약속도 하셨습니다. 이에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표징(sign)를 구했습니다. 이에 하나님은 동물을 희생시켜 맺는 횃불 언약을 맺으심으로 그의 맹세를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반면 불신을 나타내는 사가랴에게는 호된 벙어리 훈련을 시키셨습니다. 

 

   이를 볼 때 하나님은 각 사람에게 다르게 반응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각 사람에 따라 인격적으로 믿음을 갖도록 도우십니다. 우리는 아브라함과 마리아와 사가랴의 차이점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아브라함은 나이가 많았지만 아직 신앙이 어린 단계에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신앙이 어린 그를 이끄실 필요가 있으셨습니다. 그래서 밤하늘의 별을 보여 주셨고 쪼갠 짐승 사이로 횃불을 보여주셨습니다. 심지어는 꿈에 나타나 400년 후의 그의 후손이 어떻게 될 것인지 환상을 보여주셨습니다(창 15:16). 마리아도 나이가 어린 시골 처녀에 불과했습니다. 그녀는 다윗의 자손 요셉과 정혼한 사이로 결혼의 달콤한 기대와 소망 가운데 있었습니다. 이런 마리아에게 동정녀 잉태는 감당하기 힘든 소식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천사의 말을 유심히 잘 들었습니다. 그 후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녀는 표징을 구한 것이 아니라 이해를 구했습니다. 사가랴는 나이가 많아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마리아는 어떤 방식으로 임신을 할 것인지 궁금해한 것입니다. 사가랴는 증거를 원했고 마리아는 이해를 원했던 것입니다. 나이 많은 부부가 아이를 갖는 것과 처녀가 자기 혼자 아이를 갖는 것 모두 인간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둘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대한 믿음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사가랴는 불가능으로 수렴되었고 마리아는 가능으로 수렴되었습니다. 


   사가랴는 오래 동안 기도했지만 체념한 상태였습니다. 그의 기도 목록에 후사를 잇게 해달라는 기도제목이 있었지만 그것은 형식적인 기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나이가 들어 인간적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자 소망을 접고 현실에 충실했습니다. 그는 자식을 주시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영접하고 다른 일을 통해 하나님을 섬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천사가 나타나 오래 묵혀 두었던 그의 간절한 기도제목이 응답되었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만일 그가 조금만 젊었어도 천사의 소식을 반갑고 감사한 마음으로 영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되자 천사의 말은 불가능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가랴에게 아들을 주겠다고 약속했을 때 그는 기뻐서 꿈을 꾼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의 나이 든 모습이 생각나서 “지금은 너무 늦었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말았습니다. 사가랴는 불가능한 현실을 보자 현실과 타협했습니다. 그에게는 남겨둔 희망과 그것이 사라질 두려움이 교차하고 있었습니다.

 

   의심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각 사람에게 맞게 그에게 가장 좋은 방식으로 믿음을 심으십니다. 사가랴가 표징을 구하자 하나님은 그의 입을 닫아 버리는 방식으로 표징을 주셨습니다. 그는 말문이 막히자 비로소 천사가 전해 준 메시지를 믿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현실적으로 아이를 갖는 것이 불가능해졌을 때 하나님은 일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은 인간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일하기 시작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의 능력과 영광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인간적으로 절망적인 상태에서도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고 그의 뜻을 이루실 것입니다. 그 이루시는 방법이 어떻게 이루실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를 믿고 기도하기를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쉽게 의심에 빠지는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간구를 들으시고 축복하십니다. 


   20절의 “보라”는 감탄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이 표현은 “주의를 기울이라”라는 뜻으로, 쉽게 말하자면 “중요한 구절에 밑줄을 그어라”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불신과 의심이 가득하면 말을 많이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귀는 두 개를 주셨지만 입은 한 개만 주셨습니다. 이것은 듣는 것을 더 많이 하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입술은 하나님을 찬양하고 복음을 말하는 데 사용해야 합니다. 부정적인 말보다 성도를 격려하고 덕이 되는 말을 하는 데 사용해야 합니다. “네가 말 못하는 자가 되어 능히 말을 못하리니”는 말씀은 어떤 의미에서 이것은 징조인 동시에 책망입니다. 사가랴는 불신의 대가로 아홉 달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벙어리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축복의 시간으로 그에게 영적인 유익을 줍니다.

 

   우리는 때로는 침묵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침묵은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합니다. 우리가 침묵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정보를 차단을 해야 합니다. 우리를 불신에 빠지게 하고 걱정하게 하는 세상의 소식을 듣지 않고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기에 힘써야 합니다(왕상 19:12). 하나님은 사가랴에게 벙어리 훈련을 시켰지만 우리는 스스로 벙어리 훈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우리의 영적 사고와 체험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홍해 앞에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라고 말함으로 잠잠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들은 요란한 애굽의 병거 바퀴 소리와 홍해의 파도 소리 대신 여호와께서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이 지켜보았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전에 체험하지 못했던 기적이 그 앞에 펼쳐졌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갈릴리 바다에 광풍이 몰아닥칠 때 “주여 주여 우리가 죽겠나이다”라고 말하며 믿음을 잃어버렸습니다(마 8:25; 눅 8:24).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잠잠하라 고요하라”라고 말씀하시자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졌습니다(마 8:26; 막 4:39; 눅 8:24).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는 마음의 고요한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가 절실한 문제가 있어 부르짖는 기도를 할 때도 있지만 하나님의 뜻을 묵상하기 위해서는 침묵의 기도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아침 경건의 시간을 갖는 것을 권장합니다. 이 고요한 시간은 하나님과 나 사이에 그 어떤 것도 끼어들 수 없는 가장 행복하고 달콤한 시간입니다.

 

   사가랴는 벙어리가 되어 자신을 표현할 수 없어 많이 답답하였을 것입니다. 그는 자신을 벙어리로 만든 천사에 대한 약간의 서운한 감정도 있었을 것입니다. 자기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보면 가장 큰 고통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당나귀 설화에 보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땅에 구멍을 파고 외쳤던 이발사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영적으로 보면 침묵의 시간은 사가랴에게 큰 유익이 되었습니다. 그가 벙어리가 된 것은 하나님께서 자기와 백성을 위해 일하기 시작하셨다는 징조였습니다. 그는 아들이 태어나서 그의 이름을 ‘요한’이라고 서판에 쓰는 순간 입이 열려 하나님을 찬송하였습니다(64). 그의 찬송시를 보면 온통 메시아에 대한 예언으로 가득합니다. 그는 “구원의 뿔”(69)이요 “돋는 해”(78)로 오실 예수님을 찬양하였습니다. 그는 벙어리로 있는 동안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을 것입니다. 

* 이 글은 NAC(New American Commentary)를 비롯해서 studylight, preceptaustin, Biblegateway, Bible Hub의 내용을 알기 쉽게 요약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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