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하는 리브가(54-58)
54 이에 그들 곧 종과 동행자들이 먹고 마시고 유숙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그가 이르되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55 리브가의 오라버니와 그의 어머니가 이르되 이 아이로 하여금 며칠 또는 열흘을 우리와 함께 머물게 하라 그 후에 그가 갈 것이니라 56 그 사람이 그들에게 이르되 나를 만류하지 마소서 여호와께서 내게 형통한 길을 주셨으니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57 그들이 이르되 우리가 소녀를 불러 그에게 물으리라 하고 58 리브가를 불러 그에게 이르되 네가 이 사람과 함께 가려느냐 그가 대답하되 가겠나이다
아브라함의 종이 모든 일을 다 마치자 그제야 앞에 차린 음식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하룻밤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돌아가 채비를 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리브가의 부모와 오라버니가 섭섭하게도 너무 서두르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오직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습니다. 리브가의 가족을 생각할 만한 조금의 여유도 없습니다. 라반과 리브가의 어머니는 섭섭했습니다. 그들은 다만 며칠 또는 열흘의 시간을 주어 아쉬운 이별의 정을 나누도록 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종은 “나를 만류하지 마소서”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저를 지체하지 않게 하소서”라는 말입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형통한 길을 주셨으니 빨리 가서 이 기쁜 소식을 주인에게 알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리브가를 데리고 주인에게 인도하기까지 자기의 사명을 다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는 오로지 사명 한 가지에 몰입하는 사명의 사람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만일 지체하게 되면 그들이 리브가와 이별하는데 더 마음이 아플 것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정이 작용하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듭니다. 오랜 기간의 숙고 끝에 결정을 뒤집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때는 전혀 움직이지 않으시다가 어떤 때는 급하게 움직이십니다. 아브라함에게 자식을 주실 때에는 25년 만에 주셨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의 종은 기도하자마자 응답하셨습니다. 모든 진행이 급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겉으로 보아서는 아브라함의 종이 급하게 서둘러서 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님께서 급하게 역사하신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다만 급하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따라갔을 뿐입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인간적인 정 때문에 하나님의 일하심이 지체되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 보고 그대로 순종하였습니다.
그들은 이 결정을 리브가에게 맡겼습니다. 리브가는 “네가 이 사람과 함께 가려느냐?”는 질문에 “가겠나이다”라고 확고하게 대답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 신부가 될 사람이 머뭇거립니다. 그러면 가족이 설득해서 보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리브가는 조금의 지체함도 없이 “가겠나이다”라고 결단했습니다. 여기서 리브가의 성품을 볼 때 그녀는 결단력과 추진력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녀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그것이 하나님께로부터 말미암은 것이면 바로 즉시 결정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회를 놓치거나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즉시 반응합니다. 그들은 인간적인 정에 얽매이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결정합니다. 성모 마리아가 천사로부터 수태고지를 받았을 때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고 즉시 응답하였습니다(눅 1:38). 마리아는 자기 약혼자 요셉이나 부모님과 상의하겠다고 머뭇거리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택하셔서 성모로 부르신 것에 대해 즉각적으로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그 부르심에 응답할 때 약혼자 요셉의 오해를 받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리브가 또한 바로 가족과 헤어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르는 것은 영광이요 기쁨이지만 그에 따르는 값비싼 아픔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천만인의 어머니로 축복하는 리브가의 가족들(59-67)
59 그들이 그 누이 리브가와 그의 유모와 아브라함의 종과 그 동행자들을 보내며 60 리브가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우리 누이여 너는 천만인의 어머니가 될지어다 네 씨로 그 원수의 성 문을 얻게 할지어다
가족들은 리브가의 결단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리브가를 축복하였습니다. “우리 누이여 너는 천만인의 어머니가 될지어다 네 씨로 그 원수의 성 문을 얻게 할지어다”. 리브가 가족들은 리브가의 결혼을 구속 역사 편에서 바라보았습니다. 그들은 “가서 남편과 알콩달콩 잘 살아라”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천만인을 품고 섬기는 어머니가 되기를 축복했습니다. 이것은 아브라함이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되고 사라가 여러 민족의 어머니가 되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가족들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어떻게 축복하셨는지, 그를 통한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 직간접적으로 들어서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리브가가 구속 역사의 축복을 잇는 가정을 이룬다는 것을 알고 이렇게 축복한 것입니다. 그 다음 구절은 예언적인 축복입니다. “네 씨로 그 원수의 성 문을 얻게 할지어다” 이 구절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신 후 최종적으로 축복하신 말씀인 창세기 22:17과 맥을 같이 합니다.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가 크게 번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 네 씨가 그 대적의 성문을 차지하리라” 여기서 ‘네 씨’는 약속된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고 성문을 얻는다는 것은 우리의 원수 사탄을 이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와 부활로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시고 영생을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죽음 권세를 이기신 부활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살리시고 하나님 나라를 주십니다. 리브가는 이런 하나님의 구속의 계획을 잇는 가정을 이루게 됩니다.
61 리브가가 일어나 여자 종들과 함께 낙타를 타고 그 사람을 따라가니 그 종이 리브가를 데리고 가니라 62 그 때에 이삭이 브엘라해로이에서 왔으니 그가 네게브 지역에 거주하였음이라 63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낙타들이 오는지라 64 리브가가 눈을 들어 이삭을 바라보고 낙타에서 내려 65 종에게 말하되 들에서 배회하다가 우리에게로 마주 오는 자가 누구냐 종이 이르되 이는 내 주인이니이다 리브가가 너울을 가지고 자기의 얼굴을 가리더라 66 종이 그 행한 일을 다 이삭에게 아뢰매 67 이삭이 리브가를 인도하여 그의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삭이 그의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
리브가는 종들과 함께 낙타를 타고 집을 떠나 아브라함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때에 이삭이 브엘라해로이에 왔는데 그가 네게브 지역에 거주하였습니다. 브엘라해로이는 하갈이 여호와의 사자를 만났던 곳으로 가데스와 베렛 사이의 있는 샘이었습니다(창 16:14). 사라가 사망했을 당시 아브라함은 헤브론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창 23:2). 그러나 지금은 네게브 지역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아브라함은 목축을 하였기에 목초지를 찾아 이동하였습니다. 이삭은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을 하다가 낙타 떼들이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묵상한다’는 것은 슬픔에 잠기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기도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67절에서 ‘그의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다’는 구절을 볼 때 이삭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슬픔에 잠겨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삭이 아내 리브가를 맞이함으로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리브가가 눈을 들어 이삭을 보고는 낙타에서 내려 종에게 그가 누구인지를 물었습니다. 종은 그가 주인이라는 말을 하자 리브가는 너울을 가지고 얼굴을 가렸습니다. 약대에서 내린 것은 겸양의 행동이며 너울을 쓴 것은 신랑이 결혼하기 전에 신부의 얼굴을 보면 안 된다는 당시의 관습에 따른 것입니다. 이삭은 자기의 신부를 인도하여 어머니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를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습니다. 이삭은 어머니를 여의고 나서 슬펐는데, 리브가와 결혼 후 그의 이름 그대로 ‘웃음’을 찾았습니다. 당시 일부다처제는 일반적이었지만 이삭은 일부일처를 고수하였습니다. 그는 결혼 후 20년간 자식이 없었지만 첩을 들이지 않고 오로지 리브가를 사랑하고 아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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