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구절 성경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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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31-40장

유다로 말미암아 잉태하게 된 다말(창세기 38:1-19)

Barnabas Suh 2023. 6. 2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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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 그 후에 유다가 자기 형제들로부터 떠나 내려가서 아둘람 사람 히라와 가까이 하니라 2 유다가 거기서 가나안 사람 수아라 하는 자의 딸을 보고 그를 데리고 동침하니 3 그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매 유다가 그의 이름을 엘이라 하니라 4 그가 다시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그의 이름을 오난이라 하고 5 그가 또 다시 아들을 낳고 그의 이름을 셀라라 하니라 그가 셀라를 낳을 때에 유다는 거십에 있었더라

 

37장은 요셉이 형들의 시기로 애굽에 팔려가는 내용으로 마치고 38장에서 갑자기 유다의 이야기가 끼어듭니다. 저자는 예수님의 족보에 없어서는 안될 인물인 유다에 대한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다의 이야기는 그의 오늘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도덕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어떻게 메시야가 이런 부도덕한 유다 지파로부터 나셨는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하나님은 사람의 공로가 아닌 오직 은혜로 구속역사를 이루어가심을 나타내고자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절에서 ‘그 후에’라는 말은 언제인지 불명확합니다. 분명한 것은 그가 가나안 여자를 만나 결혼한 것을 보면 야곱의 가족이 애굽으로 내려가기 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요셉이 애굽에 팔려간 때부터 야곱의 가족들이 애굽에 내려간 22년이라는 기간 사이에 일어난 일로 보여집니다.

 

유다는 자기 형제들로부터 떠나 내려가서 아둘람 사람 히라와 가까이 하였습니다. 아둘람은 헤브론 골짜기에서 북서쪽으로 24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한 가나안 31개의 성읍 중의 하나입니다(수 12:15).

 

유다는 자기 형제들로부터 떨어져 나와 독자적으로 살면서 가나안 사람과 교제를 하였습니다. 그는 가나안 사람 수아의 딸과 나름대로 결혼하였습니다. 그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처럼 신앙을 가진 여자와 결혼하지 않고 우상을 섬기는 가나안 지역의 여자와 결혼했습니다. 그의 아들들은 엘과 오난과 셀라였습니다. 유다가 셀라를 낳을 때 그는 유다 지방 중부에 위치한 거십에 거했습니다.

 

6 유다가 장자 엘을 위하여 아내를 데려오니 그의 이름은 다말이더라 7 유다의 장자 엘이 여호와가 보시기에 악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를 죽이신지라 8 유다가 오난에게 이르되 네 형수에게로 들어가서 남편의 아우 된 본분을 행하여 네 형을 위하여 씨가 있게 하라 9 오난이 그 씨가 자기 것이 되지 않을 줄 알므로 형수에게 들어갔을 때에 그의 형에게 씨를 주지 아니하려고 땅에 설정하매 10 그 일이 여호와가 보시기에 악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도 죽이시니 11 유다가 그의 며느리 다말에게 이르되 수절하고 네 아버지 집에 있어 내 아들 셀라가 장성하기를 기다리라 하니 셀라도 그 형들 같이 죽을까 염려함이라 다말이 가서 그의 아버지 집에 있으니라

 

유다가 장자 엘을 위해 아내를 데려왔는데 그가 다말이었습니다. 장자 엘은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여 하나님의 벌로 죽었습니다. 그 당시 장자가 자식 없이 죽을 경우 계대결혼 풍습에 의해 시동생이 형수를 아내로 맞아들여야 했습니다. 이는 장자의 혈통을 잇는 것이 가문을 중요시 여기는 그 당시 사회의 당연한 의무였습니다.

 

그러나 오난은 아들을 낳을 경우 자기의 아들이 아닌 형의 것이 될 것이기 때문에 못마땅하였습니다. ‘땅에 설정했다’는 말은 체외사정을 했다는 말입니다. 이 일은 여호와 보시기에 악한 행위여서 하나님은 그도 죽이셨습니다.

 

그는 형 대신 자신이 장자로서의 권한을 이어 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형제에 대한 사랑을 거부하였고 가족 공동체를 중요시 여겼던 시대에 이기적인 행동으로 간주하였던 것입니다.

 

계대결혼 제도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었습니다. 남편과 사별한 후 의지할 곳 없는 미망인을 거두는 의미가 있었고 그들이 이곳 저곳을 전전하다가 이방 남자를 만나 몸을 의탁하는 것을 방지해 주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방 문화가 이스라엘 공동체를 오염시키는 것을 막고자 하였는데 계대결혼 제도는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는 일에 일정 부분 기여하였습니다.

 

성경을 이해하는 데에는 이런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유다는 자기는 가나안 여자와 결혼하면서도 자기 아들들에 대해서는 계대결혼을 통해 자기 혈통의 순수성을 지키기를 원하는 것을 보면 모순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유다가 가나안 여자와 결혼을 하였지만 유다의 아내가 신앙적으로 거침돌이 되었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요셉 또한 애굽의 제사장의 딸과 결혼을 한 것을 보면 결혼이라는 것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성경에서 말하는 신앙적 결혼이 경홀히 여겨져서는 안됩니다.

 

유다는 자기 며느리에게 수절하고 그녀의 친정집에 머물러 셀라가 장성하기까지 기다리도록 하였습니다. 셀라는 아직 결혼할 나이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다는 셀라도 그 형들과 같이 죽을까봐 염려하여 셀라를 주기를 주저하였던 것입니다.

 

12 얼마 후에 유다의 아내 수아의 딸이 죽은지라 유다가 위로를 받은 후에 그의 친구 아둘람 사람 히라와 함께 딤나로 올라가서 자기의 양털 깎는 자에게 이르렀더니

 

얼마 후에 유다의 아내가 죽었습니다. ‘유다가 위로를 받은 후’는 아내의 죽음을 애도한 후를 의미합니다. 그는 친구 아둘람 사람 히라와 함께 딤나로 올라와서 자기의 양털 깍는 자에게 이르렀습니다. 딤나는 밸세메스 부근의 유다 족속 영토의 경계지에 위치한 성읍으로(수 15:10) 아둘람에서 6마일 떨어진 곳입니다.

 

양털을 깍는 기간에는 축제를 벌였다고 합니다. 아내를 잃은 유다는 위로 받기 위해 그의 양털을 깍는 사람들과 어울려 축제를 즐기면서 술에 얼근히 취해 있었을 것입니다.

 

13 어떤 사람이 다말에게 말하되 네 시아버지가 자기의 양털을 깎으려고 딤나에 올라왔다 한지라 14 그가 그 과부의 의복을 벗고 너울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휩싸고 딤나 길 곁 에나임 문에 앉으니 이는 셀라가 장성함을 보았어도 자기를 그의 아내로 주지 않음으로 말미암음이라 15 그가 얼굴을 가리었으므로 유다가 그를 보고 창녀로 여겨 16 길 곁으로 그에게 나아가 이르되 청하건대 나로 네게 들어가게 하라 하니 그의 며느리인 줄을 알지 못하였음이라 그가 이르되 당신이 무엇을 주고 내게 들어오려느냐 17 유다가 이르되 내가 내 떼에서 염소 새끼를 주리라 그가 이르되 당신이 그것을 줄 때까지 담보물을 주겠느냐 18 유다가 이르되 무슨 담보물을 네게 주랴 그가 이르되 당신의 도장과 그 끈과 당신의 손에 있는 지팡이로 하라 유다가 그것들을 그에게 주고 그에게로 들어갔더니 그가 유다로 말미암아 임신하였더라 19 그가 일어나 떠나가서 그 너울을 벗고 과부의 의복을 도로 입으니라

 

이 때 어떤 사람이 다말에게 시아버지가 양털을 깍으려고 딤나에 올라왔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무관심하게 들었을지 모르지만 다말은 이 말을 듣고는 계획했던 행동을 개시했습니다.

 

그녀는 과부의 의복을 벗고 너울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휩싸고 딤나로 갔습니다. 당시 과부는 ‘미망인의 옷(the widow’s weed)라고 하여 다른 사람이 입는 옷과 다른 옷을 입었습니다. 그녀는 너울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휩싸고 딤나 길 곁 에나임 문에 앉아 있었습니다. 

 

정숙한 여인들은 집안 일을 하는 사람으로 주로 집에 거하며 외출하더라도 공개된 장소에 오래 동안 앉아 있지 않습니다. 너울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휩싸고 너울을 쓰고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사실 성전 창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나안 여인들 사이에서 성전 창녀가 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어떤 의미에서 그들의 신과 다산의 여신들에게 그들의 생명을 바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의복을 입었고, 창녀의 면사포를 쓰고 딤나로 가는 길목에 앉았습니다.

 

유다가 그녀를 창녀로 여긴 것을 보면 다말이 남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창녀처럼 보이게 하고 행동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다는 다말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에 며느리인 줄 모르고 그에게 “나로 네게 들어가게 하라”하며 청하였습니다.

 

다말은 창녀들이 받는 화대를 요구했습니다. 유다는 자기가 갖고 있는 가축 떼 중에서 염소새끼 한 마리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다말을 당장 그 값을 받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담보물을 요구했습니다. 다말은 담보물로 유다의 도장과 그 끈과 손에 든 지팡이를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다말은 유다로 말미암아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말은 그 곳을 떠난 후에 너울을 벗고 도로 과부의 의복을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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