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결혼을 준비한 아브라함(창세기 24:1-9)

들어가며(24:1-67)

이삭의 결혼은 참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성경 어디에서도 결혼의 과정을 이렇게 세세하게 다루는 기사는 없습니다. 또한 아브라함은 결혼의 조건을 아주 까다롭게 내세웁니다. 그의 고향 그의 족속에게 가서 이삭을 택하도록 합니다. 선을 보고 결혼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삭이나 리브가 모두 자신들이 원하는 배우자상을 제시하지도 않았습니다. 아브라함의 일방적인 주도와 그의 종의 결정에 맡겨졌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면 이해가 가지도 않고 받아들이기 힘든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족장 시대를 사는 아브라함과 현대 사회의 문화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강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삭과 리브가의 결혼 과정에서 하나님이 개입하시고 하나님이 친히 이 결혼을 이루셨다는 것입니다. 또한 결혼을 위해 아브라함과 아브라함의 종이 기도를 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아브라함의 종은 기도로 시작함으로 하나님의 징조를 구했습니다. 이 강을 통해 결혼을 친히 이루시는 하나님, 아브라함이 원하는 결혼이 무엇인지, 이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기도하며 충성스럽게 사명을 감당한 아브라함의 종의 태도를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이삭의 결혼을 준비하는 아브라함(1-9)

 

1 아브라함이 나이가 많아 늙었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범사에 복을 주셨더라 2 아브라함이 자기 집 모든 소유를 맡은 늙은 종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내 허벅지 밑에 네 손을 넣으라 3 내가 너에게 하늘의 하나님, 땅의 하나님이신 여호와를 가리켜 맹세하게 하노니 너는 내가 거주하는 이 지방 가나안 족속의 딸 중에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지 말고 4 내 고향 내 족속에게로 가서 내 아들 이삭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라

 

아브라함은 100세에 이삭을 낳았고 이삭이 40세에 결혼을 했으니까 지금 나이가 140세 정도 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범사에 복을 주셨습니다. ‘범사’라는 것을 보면 하나님의 복은 매우 디테일합니다. 하나님은 이삭을 주셨고 또 그를 부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가 이삭의 결혼을 추진하면서 아브라함의 종은 낙타 10마리를 끌고 고향으로 보냅니다. 그는 그 지역에서 존경받는 위치에 있었고 왕들과 대등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한 가지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삭의 결혼 문제였습니다. 아브라함은 자기 집 모든 소유를 맡은 늙은 종에게 말하였습니다. 모든 소유를 맡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는 매우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청지기였을 것입니다. 그는 약 60년 전에 아브라함이 상속자로 생각했던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15:2)로 추정됩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모든 소유를 맡은 수석 청지기였습니다. 청지기 직무를 아무한테나 맡기지 않습니다. 가장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맡깁니다. 아브라함의 집에서 자란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은 아브라함이 상속자로 생각할 만큼 신뢰할 만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이 둘은 일치하지 않나 하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아브라함은 그에게 자기 허벅지 밑에 손을 넣고 맹세를 시켰습니다. 개역한글에서는 환도뼈, 즉 엉덩이뼈 밑이라고 하였습니다. 성경에 허벅지 맹세가 한 군데 더 나옵니다. 야곱이 죽을 날이 가까울 때 아들 요셉을 불러 애굽에 장사하지 말고 가나안 땅의 조상의 묘에 장사하도록 맹세할 때 허벅지 맹세의 관습을 따라 행했습니다(창 47-29-30).

 

아브라함은 종에게 하늘의 하나님, 땅의 하나님이신 여호와를 가리켜 맹세하게 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은 가나안 족속의 딸 중에서 신붓감을 고르지 말고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가서 신붓감을 고르도록 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이 볼 때 왜 가나안 여자를 후보에서 배제하였을까요?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족속과 언약을 세우지 말며 특히 그들의 딸들을 아내로 삼지 말도록 경고하셨습니다. 가나안 여자를 집안에 들일 경우 여자로 인해 우상숭배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출 34:15-16). 가나안 여자를 들일 경우 그들과 혈연관계를 맺게 되기 때문에 그들의 우상숭배 문화가 들어와 순수 신앙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가나안 여자가 아닌 자기 고향 자기 족속 중에서 이삭의 아내를 고르도록 하였습니다. 고향 사람은 셈족 계열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이었고 신앙의 뿌리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신앙이 있는 여자를 며느리로 맞고자 한 것입니다.

 

한 사회의 타락은 결혼관이 타락하면서 생깁니다. 노아 시대의 결혼관은 한 마디로 질서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들, 즉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던 셋의 후손들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 하나님 없는 인본문화를 형성했던 가인의 후손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모든 여자를 아내로 삼았습니다. 즉 신앙인이 불신자와 결혼함으로 불신자가 신앙인이 된 것이 아니라 신앙인이 불신자들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할 수 없을 정도로 타락했습니다. 창조 때의 결혼 질서가 무너짐으로 죄악이 세상에 가득하게 되고 그 마음과 계획이 악하여져 갔습니다. 결혼 질서가 무너지면 가정이 무너지고 결국 그 사회는 회복 불능에 빠집니다. 솔로몬은 하나님께 예배하고자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고 하나님께 백성을 판단할 지혜를 구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였던 신앙적인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방 여인들을 후처로 들이면서 그 여인들이 솔로몬의 마음을 돌려 다른 신들을 따르게 하였습니다(왕상 11:4). 결국 솔로몬의 우상 숭배로 나라가 갈라지는 비극을 낳았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이삭의 결혼에 매우 신중하였으며 이를 위해 많은 기도를 하였을 것입니다.

 

5 종이 이르되 여자가 나를 따라 이 땅으로 오려고 하지 아니하거든 내가 주인의 아들을 주인이 나오신 땅으로 인도하여 돌아가리이까 6 아브라함이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을 그리로 데리고 돌아가지 아니하도록 하라 7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를 내 아버지의 집과 내 고향 땅에서 떠나게 하시고 내게 말씀하시며 내게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이 땅을 네 씨에게 주리라 하셨으니 그가 그 사자를 너보다 앞서 보내실지라 네가 거기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할지니라 8 만일 여자가 너를 따라 오려고 하지 아니하면 나의 이 맹세가 너와 상관이 없나니 오직 내 아들을 데리고 그리로 가지 말지니라 9 그 종이 이에 그의 주인 아브라함의 허벅지 아래에 손을 넣고 이 일에 대하여 그에게 맹세하였더라

 

결혼의 막중한 사명을 맡은 아브라함의 종은 한 가지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여자가 자기를 따라 이 땅으로 오려고 하지 않으면 이삭을 데리고 고향 집으로 가도 되는지를 물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브라함이 요구한 조건에 맞는 여인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아브라함은 절대 이삭을 데리고 가지 않도록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아들이 약속의 땅을 떠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아브라함은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약속하실 때 ‘이 땅을 네 씨에게 주리라’고 약속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이 땅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는 어떤 일을 이루고자 할 때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이 가치 판단의 기준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 약속의 말씀을 믿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의 사자를 앞서 보내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의 생애를 돌아볼 때 하나님께서 사자를 보내셔서 인도하시고 지키시고 일을 이루심을 체험했음을 기억했습니다. 이 하나님께서 이삭의 결혼 또한 주관하시고 인도하실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했습니다. “네가 거기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할지니라” 아브라함은 그럴리야 없겠지만 여자가 따라오려고 하지 않으면 지금 한 맹세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하면서 아브라함의 종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해 주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설령 따라올 여자가 없더라도 아들을 결코 약속의 땅을 떠나게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다시 그 당시의 관습대로 허벅지 맹세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