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 대하여 2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 된 자들이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이 많은지라
누가복음의 저자 누가는 이 책을 시작할 때 그가 이 책을 쓴 목적을 먼저 밝힙니다. 그 목적은 4절, “이는 각하가 알고 있는 바를 더 확실하게 하려 함이로라”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누가복음은 이처럼 다른 복음서와 다른 독특한 문학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세례 요한의 탄생 배경을 기술했습니다. 그의 책은 등장인물이 역사적 맥락 속에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 주고 있습니다. 5절에서 “유다 왕 헤롯 때에”라는 세례 요한의 탄생이 역사적으로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2:1-2, “그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이 호적은 구레뇨가 수리아 총독이 되었을 때에 처음 한 것이라”라는 구절은 예수님의 탄생이 당시 세계정세 속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잘 알려줍니다. 또한 3:1-2은 세례 요한이 예수님의 선구자로서 사역을 시작할 때 역사적 배경을 매우 상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디베료 황제가 통치한 지 열다섯 해 곧 본디오 빌라도가 유대의 총독으로, 헤롯이 갈릴리의 분봉 왕으로, 그 동생 빌립이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방의 분봉 왕으로, 루사니아가 아빌레네의 분봉 왕으로, 안나스와 가야바가 대제사장으로 있을 때에 하나님의 말씀이 빈 들에서 사가랴의 아들 요한에게 임한지라”. 여기서 그 당시 유대 땅이 어떻게 분할 통치되었는지 일반 역사와 연관되어 독자가 역사적 맥락을 정확히 파악하도록 도와줍니다. 저자 누가는 누가복음에 이어 사도행전을 기록했는데 그 책의 지명과 시기와 역사적 인물 등의 기록이 아주 세세하고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의사이자 역사가인 누가는 예수님의 생애와 그의 말씀의 확실성과 신뢰성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일반 역사책 기술과 같은 형식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에서 “우리”는 2절의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 된 자들로부터 복음의 말씀을 들은 자들을 가리킵니다. 1-2절은 원어로 보면 “많은 사람들이 …하려고 기록하려고 노력하였기 때문에 …”(Forasmuch as many have taken in hand; KJV)라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원문은 “많은 사람”은 1절에 있지만 개역개정에는 “많은지라”라고 표현하여 2절에 있습니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몇 명을 가리키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두세 명일 수도 있고 수십 명일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누가가 이 복음서를 기록하기 전에 예수님에 관한 기사를 기록했음을 말해줍니다. “많은지라”라는 말은 누가가 기록한 책의 중요성을 말해줍니다. 이를 볼 때 누가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른 사람이 목격한 것에 오류가 없고 다만 누가의 관점에서 좀 더 자세히 기록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3). 누가는 누가복음을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우리”라고 일컫는 사람들을 접촉하였습니다. 누가는 그들에게서 예수님에 관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이며 역사성이 뒷받침되는 내용을 수집하여 누가복음을 기록하였습니다. 그 당시 예수님에 관한 기록 중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 있거나 사건을 임의로 축소하거나 확대하여 본래의 사실을 왜곡하고 꾸며내는 기록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저서들은 객관성과 정확성이 부족해서 ‘외경’이 되었습니다. 누가는 인위적인 요소가 가미된 것들은 빼고 목격자들과 말씀의 일꾼들로부터 전해 내려온 것들을 잘 정리하여 누가복음을 기록했습니다.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은 NIV에서는 the things that have been fulfilled among us로 ‘우리 가운데 성취된 일들’이라는 뜻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생애와 죽으심과 부활과 그의 가르침이 구약의 예언을 어떻게 성취했는지를 언급한 것입니다. 메시아의 등장은 구약의 약속을 성취한 것으로 예수님이 온 인류가 기다리던 메시아임을 말해 줍니다. 이를 볼 때 예언의 성취는 분명한 누가복음의 주제입니다. KJV에서는 those things which are most surely believed among us로 ‘우리 중에 확신 가운데 믿고 있는 것들’이라는 뜻입니다. 이를 볼 때 그들이 믿고 있는 것들은 서로 불일치하거나 논란이 없는 것들입니다. 구약 성경을 이루며 그것이 성취되고 그들이 믿는 것들에 일관성이 있는 사실들을 말합니다.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 된 자들”에서 “처음부터”는 요한이 세례를 주면서 사역을 시작할 때부터를 말합니다.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 된 자들”은 예수님과 늘 함께 했던 열두 제자들과 그 주변에서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들은 요한의 세례로부터 예수님이 승천하시던 날까지 항상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사람들이며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할 사람들을 말합니다(행 1:21-22). 그들은 예수님의 삶과 말씀에 대한 생생한 증언자들입니다.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은 공동번역에서는 “처음부터 직접 눈으로 보고 말씀을 전파한 사람들”로 번역하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열 두 제자 외에 70인 제자(눅 10:1)와 예수님을 끝가지 섬겼던 여인들(막 15:40, 41)과 그리고 예수의 모친 마리아와 예수님의 형제들이었을 것입니다. 누가는 예수님의 제자인 마태와 요한과 달리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목격자요 말씀의 일꾼은 아니었습니다. 그가 누가복음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사람들, 즉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이 된 자들”로부터 전해받은 것을 수집하고 종합하여 “그대로”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들다”는 KJV에서 have taken in hand to set forth in order a declaration of those things로 번역하였는데 이는 ‘전하여 준 것들의 선포를 순서대로 제시하려고 착수하다’는 뜻입니다. ESV에서는 compile a narrative of the things로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편집하다’는 뜻입니다. “저술하려고 붓을 들다”는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에 착수하다’는 뜻입니다.
“목격자”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아우토프테스(autoptēs)로 시체를 해부하고 부검하는 단어인 autopsy의 어원입니다. 목격자는 예수님의 생애와 말씀을 면밀히 분석하고 파악하고 직접 경험한 사람이나 집단을 가리킵니다. 베드로를 비롯한 열두 제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목격한 증인(아우토프테스)이었습니다(벧후 1:16). 누가는 주님의 제자가 아니었으므로 목격자에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누가의 이름은 바울의 후기 서신에서 단지 세 번 언급되고 있습니다(골 4:14; 몬 1:24; 딤후 4:11). 그는 바울의 2차 전도여행에 등장합니다. 그는 그가 쓴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서 자신을 1인칭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눅1:3에서는 데오빌로에게 “나도... 차례대로 써 보내는 것이 좋을 줄 알았노니”라고 썼고, 행1:1에서는 누가복음을 지칭하면서 “내가 먼저 쓴 글에는”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도행전 16:10을 보면 갑자기 ‘우리가’라고 1인칭 복수형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같이 사도행전에는 ‘우리가’로 시작되는 부분이 여러 곳 있습니다. 이것은 사도행전의 기록자인 누가가 바울의 선교여행의 일원으로 가담을 하게 되었음을 나타내 주고 있는 것입니다. 누가는 사도 바울의 동역자이며 바울의 주치의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초대교회 사역자들 가운데 두드러진 활약을 한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누가는 이방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성경을 기록한 인물로서,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기록함으로써 교회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 된 자들이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들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전하여 준”이라는 말의 헬라어는 ‘파라디도미(paradidōmi)’로 이 단어의 문자적 의미는 “넘겨주다”입니다. 이 단어는 종종 누군가를 당국이나 형벌에 넘기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마 20:19). 그러나 이 단어가 긍정적으로 사용될 때는 ‘보관을 위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넘겨주는 것, 즉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맡긴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달란트의 비유에서 다음과 같이 사용되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이 타국에 갈 때 그 종들을 불러 자기 소유를 맡김과 같으니”(마 25:14). “맡김”이라는 단어가 바로 paradidōmi입니다. 바울의 서신에서는 이 단어는 때때로 사람들에게 복음 진리를 맡기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배운 것을 고린도 신자들에게 전하였다(paradidōmi)고 두 번 기록했습니다(고전 11:23; 15:3). 유다서 3절에서도 “성도에게 단번에 주신 믿음의 도(paradidōmi)”라고 언급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사도들로부터 전해받은 내용을 가감 없이 그대로 기록하고자 했고 누가도 이 일에 참여한 자였습니다. 이를 볼 때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되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를 우리에게 깨우쳐 주고 있습니다(딤후 3:16).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의 기계가 되어 그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 적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감으로 쓰였다는 것’은 기록을 한 저자의 독특한 특징을 강화하고 반영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4개의 복음서가 각각의 개성이 있고 내용이 다른 이유입니다. 4개의 복음서가 다르게 기록된 것은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쓰였다는 것을 오히려 더 부각합니다. 각 저자는 예수님과 복음의 증인으로서 자기의 체험과 관점에서 기록했습니다. 이는 예수님과 그의 가르침에 진실성과 신뢰성을 ‘입체적으로’ 비춘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한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의 앞뒤와 좌우 옆면을 볼 때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4 복음서를 통해 예수님과 그의 복음의 기록을 입체적으로 보고 기록된 말씀을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기록된 말씀을 읽을 때 성령께서 우리 마음을 조명해 주심으로 예수님을 마치 가까이 곁에서 보고 듣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영감의 과정은 성경의 인간 저자들의 성격과 삶의 경험과 그들이 사용한 어휘와 글의 스타일을 결코 우회하거나 무시하지 않습니다. 성령께서는 누가의 지식을 사용하셨고 그가 자료를 선택하도록 인도하셨으며 그의 선택을 주장하셔서 기록하기를 원하셨던 단어를 정확히 사용하도록 하셨습니다(고전 2:12; 벧후 1:20-21).
* 이 글은 NAC(New American Commentary)를 비롯해서 studylight, preceptaustin, Biblegateway, Bible Hub의 내용을 알기 쉽게 요약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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